추억속의 송편 유년 시절 기억 속의 어머니는 늘 조용하셨다 하지만 1년에 딱 한 번 어머니의 목소리가 커지고 움직임이 빨라지시는 때가 있었다 바로 추석 전날 집 뒤꼍에 있는 모시 잎을 한 소쿠리 따서 다듬고 삶아 송편을 빚을 때면 어머니는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늦은 저녁까지 이어지던 어머니의 송편 빚기가 끝나고 다음날이면 차례상 위에 꼬들꼬들하게 익은 먹음직스러운 송편이 놓여 있었다 그때마다 아버지가 하시던 말씀 “세상에서 네 엄마가 만든 송편이 제일로 맛있다” 몇 년 후 어머니가 암으로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우리 집은 더 이상 송편을 빚지 않았다 엄마 돌아가시고 30년을 혼자 사셨던 아버지가 지난해 추석 "이제 네 엄마가 만들어준 송편 먹을 때가 됐나 보다"하고 말씀하시더니 몇 달 뒤 천국으로 가셨다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