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야기 492

일 년 중 가장 빛나는 달, 4월의 노래

4월은 일 년 중 가장 빛나는 달 일지 모릅니다. 4월을 뜻하는 ‘April’은 ‘열리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aperire’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단어입니다. 초목과 꽃들이 본격적으로 피어나는 시기인 4월은 봄의 시작을 알리는 달이기에 더 설레게 다가옵니다. 새로운 만남이 시작되는 봄의 따스함이 만연한 달, 4월의 아름다움을 예찬하는 음악 4곡을 소개합니다. 4월의 봄비, 이루마 자연의 소리를 음악으로 표현한 장르 ‘뉴에이지(New Age)’ 음악가 이루마의 피아노곡 은 따뜻한 봄비를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클레이 애니메이션 OST에 수록되어 있는 이 곡은, 자신의 쓸모를 고민하던 강아지똥이 따뜻한 거름이 되는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는데요. 또독 또독- 강아지똥의 마음을 빗방울로 토닥여주는 ..

우리들이야기 2023.04.13

나에게 찾아온 절호의 기회

“개막이 임박한 파리강화회의는 특히 약소 민족의 해방을 위하여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니, 대표를 파견하여 주장함이 좋을 것이다.” 1918년 12월 15일, 미국 대통령 윌슨(Wilson,T.W)이 중국 정부를 위해 상하이에 파견한 특사 클레인의 이 연설을 들었던 대한민국의 청년들 몇 명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1918년 11월 제1차 세계대전전이 끝나고 세계의 새로운 질서가 확립되기 시작할 때, 우리나라도 독립을 기대하는 분위기로 한껏 고조 되었는데요. 여운형, 선우혁, 한진교, 장덕수, 김철, 조동호, 정인보, 서병호 등 6인의 발기로 1918년 8월 20일, 중국 상하이 프랑스 조계에서 이 창립 되었습니다. 여러 청년들 가운데 중심인물이었던 여운형과 장덕수는 독립운동의 방법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에..

우리들이야기 2023.04.11

인연

우리는 언젠가를 추억할 때 온몸으로 그것을 기억합니다. 그날의 냄새와 피부에 닿는 공기, 눈을 돌릴 때마다 내 시야에 담기는 풍경, 그 다채로운 색감과 표정들. 몸에 힘을 빼고 느긋해도 좋을 시간은 언제 떠올려도 참 좋은 추억으로 남게 되죠. 몇 년 전, 남쪽으로 떠났던 짧은 여행은 좋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내면의 따듯함과 다정한 말로 사람을 대하는 그들과 꼭 닮은 방향으로 제 마음은 신나게 달렸습니다.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산은 점점 낮아졌고, 이미 한여름을 맞은 듯 후끈한 날씨였습니다. 그들은 귀촌을 하기 위해 산청으로 내려왔고 우리는 작은 나무와 꽃이 심긴 작은 마당에서 소박한 만남을 기뻐하며 하늘에 가득했던 별을 한참 올려다보았습니다. 다음 날, 조금은 익숙해진 마당 풍경에 길고양이 ..

우리들이야기 2023.04.04

깍두기를 아시나요?

최근 배우 송혜교 주연의 학교 폭력을 다룬 드라마 '더 글로리'가 우리나라는 물론 글로벌 순위에서도 1위를 기록하며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과거 학교폭력의 가해자였다는 전력이 밝혀지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하는 시대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제 학교폭력은 친구들 간의 장난으로 치부되지 않고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은 학교폭력은 여전히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힘이 약한 아이나 발이 느린 아이도, 놀이를 재미없게 만든다고 따돌리지 않고 '깍두기'라고 배려하며 '함께 노는' 선한 문화가 있었습니다. 따뜻한 하루는 이 깍두기 문화를 확산시키고 학교폭력에 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왕따 말고 깍두기' 캠페인(이하 깍두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

우리들이야기 2023.03.27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사람은,감동이 있는 사람입니다.

1980년대 홍콩 누와르를 상징하는 배우 주윤발은 한국에서는 '영웅본색'이란 영화로 최고의 인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연기를 시작했던 친구 오맹달. 그 또한 홍콩 코미디 영화의 대부이자 인기 스타였습니다. 하지만 주윤발과는 다르게 인기를 얻자 술과 도박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계속했고 결국 엄청난 빚을 지며 협박에 시달리게 됐습니다. 오맹달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주윤발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스스로 해결하라는 매정한 대답과 함께 한 푼도 주지 않으며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그는 친구였던 주윤발에게 크게 실망하고 원망하며 결국 본업인 연기에 복귀하여 돈을 벌어 빚을 갚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를 찾는 곳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다 운 좋게 어느 영화감독이 그를 캐스팅하였고 그가 출연한 ..

우리들이야기 2023.03.23

시처럼 살다간 그녀, 윤정희의 마지막 시

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랫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젠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 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다시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을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에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 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앉은 외로운 들국화 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랫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

우리들이야기 2023.03.08

휘파람 좋아하세요?

어느 한 농부가 있었습니다. 이 농부는 집 주변에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놓고 각종 색깔의 아름다운 꽃을 재배했습니다. 그런데 농부는 집안에서 일할 때도 집 밖에서 일할 때도 휘파람을 불면서 일을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에 새로 이사 온 남자가 내내 휘파람을 불며 일을 하는 농부를 보고는 그 이유가 궁금하여 물었습니다. "선생님은 일하실 때마다 휘파람을 불던데.. 혹시 일이 즐거워서 그런 건가요?" ​ 그러자 농부는 그를 자신의 집으로 안내했습니다. 들어가 보니 농부의 부인이 앞을 전혀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가 있었습니다. 농부가 남자에게 조용히 말했습니다. "제가 항상 휘파람을 불면서 일하는 이유는 시각장애인인 아내가 눈으로 저를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 아내는 제가 휘파람을 불어야만 어디에 있..

우리들이야기 2023.02.10

온기와 배려가 깃든 황제펭귄의 허들링

'황제펭귄(Emperor Penguin)'은 18종의 펭귄류 가운데 몸이 가장 큰 종으로, 몸길이가 100~130cm, 몸무게가 20~40kg이나 됩니다. 혹독한 겨울의 남극에서 번식하는 유일한 펭귄이기도 합니다. 이런 황제펭귄들이 추위와 눈보라에서 서로를 지켜내는 독특한 방법이 있습니다. 펭귄들은 한데 모인 뒤 동그랗게 겹겹이 꼭 붙어 서로의 체온으로 –50°C 아래인 추위를 견디는 '허들링'이라는 방법입니다. 허들링(Huddling) 오픈사전 허들링(Huddling) 허들링(Hudding)이란, 알을 품은 황제펭귄들이 한데 모여 서로의 체온으로 혹한의 겨울 추위를 견디는 방법으로 무리 전체가 돌면서 바깥쪽과 안쪽에 있는 펭귄들이 계속해서 서로의 위치를 바꾸는 것이다. 바깥쪽에 있는 펭권들의 체온이 떨..

우리들이야기 2023.02.02

더 많이 사랑하는 것 외에다른 사랑의 치료 약은 없다.

가정학습지 방문교사인 효진 씨는 야채 도매상을 하는 남편과 2002년 결혼한 뒤 시부모를 본인이 모시겠다고 해서 함께 살아왔습니다. 워낙 사이가 좋아 '딸 같은 며느리' '친정엄마 같은 시어머니'라며 주변의 부러움을 사 왔습니다. 그러던 중 간경화가 심했던 시어머니가 간암까지 걸려 간이식을 하지 못하면 6개월밖에 살지 못한다는 시한부 판정을 받았습니다. 유일한 치료법이 간이식이었기에 가족들 모두가 간 이식을 위해 조직검사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삼 형제는 모두 간이식 부적격 판정을 받았고 시아버지는 혈액형이 달라 이식할 수 없었습니다. 손위 동서는 출산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수술받을 입장이 아니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며느리 효진 씨는 시부모와 친정 부모 몰래 병원을 찾아가 조직검사를..

우리들이야기 2023.01.20

2023, 나노가족 그리고 고독사회에 관하여

2023년에는 ‘우리’를 중시하는 가족에서조차 개인주의 가치관이 강화된다. 혼자 사는 가구가 증가하고 가구원 수는 점차 감소하며, 함께 산다고 해도 서로의 라이프 스타일을 공유하지 않는 ‘나노가족’이 한국 가족의 보편적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나노가족의 대표적 형태인 ‘1인 가구’ 숫자는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가족 형태가 나노 단위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나노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쉽게 논의되지 못했던 가족 형태가 수면 위로 올라오기도 했다. 이를테면 이혼, 사별로 인해 혼자 사는 사람들이나 재혼으로 새롭게 구성된 가족들. 이런 변화는 대중문화에도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 젊은 부부가 결혼과 이혼을 선택하는 과정을 솔직하게 다루어 화제가 된 티빙의 , MBN의 등의..

우리들이야기 2023.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