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거닐며 마음 푸는 연습을 한다. 갓 돋아나는 꽃망울들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는다. 나무줄기들을 쓰다듬어 본다. 나도 숲의 일원이 된다. 내가 마음을 풀 때 숲은 나를 받아준다. 긴장하던 풀, 나무들도 한가롭게 바람결에 몸을 맡기고, 나를 지켜보던 작은 짐승들도 비로소 제 길을 간다. 나는 다만 내 길을 가면 된다. 마음을 바람처럼 가볍게, 바람이 가듯이. 그러면 내 발에 밟힌 풀들도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 무심코 스친 내 팔에 다친 꽃들도 참는다. 미안한 마음을 갖기보다는 무심하게 내 길을 갈 것, 숲은 나를 그렇게 가르치고 있다. 사람들은 다 올바른 길을 가고 싶어 한다. 조그만 죄에도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게 사람이다. 하지만 그 죄의식이 오히려 제 길을 가지 못하게 한다. 죄는 밉지만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