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야기

인연

나찬양 2023. 4. 4. 19:30

우리는 언젠가를 추억할 때 온몸으로 그것을 기억합니다. 

그날의 냄새와 피부에 닿는 공기, 눈을 돌릴 때마다 내 시야에 담기는 풍경,

그 다채로운 색감과 표정들. 몸에 힘을 빼고 느긋해도 좋을 시간은 언제 떠올려도 참 좋은 추억으로 남게 되죠.

 

몇 년 전, 남쪽으로 떠났던  짧은 여행은 좋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내면의 따듯함과 다정한 말로 사람을 대하는 그들과 꼭 닮은 방향으로 제 마음은 신나게 달렸습니다.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산은 점점 낮아졌고, 이미 한여름을 맞은 듯 후끈한 날씨였습니다.

그들은 귀촌을 하기 위해 산청으로 내려왔고 우리는 작은 나무와 꽃이 심긴 작은 마당에서 소박한 만남을 기뻐하며

하늘에 가득했던 별을 한참 올려다보았습니다.

 

다음 날, 조금은 익숙해진 마당 풍경에 길고양이 두 마리의 귀여움이 더해졌습니다.

작은 생명을 챙기는 그들의 모습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그날 우리는 산청 이곳저곳을 드라이브하며 목적지로 향했는데요.

작은 산과 숲을 끼고 사이를 달리다 보니, 목적지는 다름 아닌 귀여운 중년부부가 지은이인 동화책 안인 것만 같았습니다.

양손을 다 뻗어도 모자란 아름드리나무와 이제 막 심긴 작은 나무를 구경하며 오르는 길은 정상만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모래 같은 체력으로 오르막길을 힘겹게 오르면 펼쳐지는 아름다운 초원은 어떤 것에도 견줄 수 없는 자연의 축복처럼 느껴졌답니다.

이처럼 다채로운 연두색과 초록색은 살아있기에 찬란한 풍경이었습니다.

그 틈 사이에 피어난 들꽃은 자세를 낮추면 시선을 맞출 수 있는 행복이기도 했지요.

그러나 산행이 행복할 수 있었던 것은 제일 뒤쳐진 저를 기다려주고 함께 발맞추어 주었던 두 사람 덕분이었습니다.

 

오늘은 이노래를 들려드리는것으로 인사를 나눕니다

당신만은 못해요,,

꼭 몇번 반복해서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https://youtu.be/HgcFvIyPGr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