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중년의 후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중학교 졸업식이었습니다. 가족들이 잔뜩 와서 축하해주었기 때문에 모든 친구들의 표정이 밝았습니다. 다들 누구랄 것 없이 꽃다발을 들고 있었습니다. 무심코 교문 쪽을 보니,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꽃다발을 든 채 걸어오는 나이 지긋한 여성분이 보였습니다. 저희 어머니였습니다. 저는 다섯 남매의 막내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의 연세가 다른 친구들의 부모님보다 많으셨습니다. 그런데 어머니는 한복까지 입고 오셨으니... 저는 어딘가로 숨고 싶었습니다. 한참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나왔더니 어머니는 제 책상 옆에서 기다리고 계시더군요. 저는 꽃다발을 전해주려는 어머니를 반사적으로 피하고 말았습니다. 어머니의 상처 받은 얼굴... 그때는 왜 철없이 그런 행동을 했는지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