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는 시장에서 칼국수 장사를 하신다. 날이 덥든, 춥든, 눈이 오든, 비가 내리든, 매일같이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신다.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장사 준비를 위해 동이 트기도 전에 가게로 향하신다. 그리고 매일 자정이 넘어 집으로 돌아오신다. 이렇게 일하시기를 벌써 15년째다. 고단한 세월이 말해주듯 어머님의 머리는 하얗게 샜고, 얼굴엔 주름이 깊게 팼다. 하지만 입가엔 늘 은은한 미소를 머금고 계신다. 따뜻한 미소엔 인자함과 강인함이 묻어난다. 힘드실 법도 한데 어머님은 우리 앞에서 한 번도 앓는 소리를 하신 적이 없다. 결혼을 하고 어머님을 도와드리러 종종 시장에 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지만 어머님은 며느리가 와서 일을 거들어 주는 게 내심 고마운 눈치셨다. 그런데 시장 일은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