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11월 첫 자락까지는 가을을 머금은 색이 남아있습니다. 가을이 아직 다 가지 않고, 미련을 뚝뚝 흘리고 있는데 못 보셨나 봅니다. 10월부터 시작된 단풍이 11월 첫 자락까지 남아 우릴 부르고 있습니다. 공휴일 없이 조용한 나날로 이어질 11월을 단풍색으로 물들여 보는 것은 어떨까요? 자, 모두 고운 외투 꺼내 입으시고, 근교에 위치한 경기도 광주로 갑니다. 이곳에는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 등 서울 산들이 내려다 보이는 남한산성이 있습니다. 가을의 색이 남아있는 산들을 바라보는 경관이 썩 마음을 다정하게 해줍니다. 과거 서울 외곽을 지키는 4대 요새 중 동쪽을 맡았다던 남한산성에서 가을 정취를 느끼며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일상에서 쌓인 회색빛 먼지를 쓸어내고 빛깔 고운 바람이 속을 씻기는 듯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