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기다림의 미덕

나찬양 2020. 5. 7. 10:15

기다림의 미덕

오래전 어느 시골길 허름한 버스정류장에는
한 번 버스를 놓치면 다음 버스를 몇 시간이고 기다려야 했습니다.

무더운 여름날 그런 시골길을 달리던 버스 앞에 군인이 손을 흔들고 서 있었습니다.
버스 정류장도 아닌데 버스 기사는 흔쾌히 버스를 세워 군인을 태웠고

승객들은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뜨거운 태양에 달궈질 대로 달궈져
찜통 같은 버스가 다시 출발해야 하는데 버스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더위에 슬슬 짜증이 난 승객들은
버스 기사에게 출발하자고 재촉했지만
버스 기사는 "저기..." 하며 눈으로 창밖을 가리켰습니다.

모두가 버스 기사의 눈을 따라 시선을 옮겼는데,
여인 한 명이 버스를 향해 열심히 뛰어오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여인은 어린 아기를 업고 있었습니다.
저렇게 열심히 뛰어오는데, 버스가 출발하면 얼마나 허망할까 하는 생각에

승객들은 여인을 기다려 주기로 했습니다.

뜨거운 날씨에 에어컨도 없는 그 시절 버스에서
땀을 흘리는 승객들은 손부채를 흔들면서 아무 불평 없이 여인을 기다렸습니다.

그러길 몇 분 후, 여인이 도착했는데
여인은 버스를 타지 않고 버스 창문만 물끄러미 계속 바라보는 것이었습니다.
버스 기사가 타라고 말했지만, 여인은 버스를 타지 않고 창문을 통해 먼저 탄 군인에게 말했습니다.

 


"가족 걱정하지 말고 몸성히 잘 다녀오세요."

아쉬움과 사랑스러움이 듬뿍 담긴 여인의 말에 군인도 답했습니다.

"날씨도 더운데 힘들게 여기까지 왜 왔나.
걱정하지 말고 내 건강히 잘 다녀올게."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승객들은 아무도 불평도 짜증도 내지 않았습니다.
그저 조용히 유쾌한 웃음으로 화답했습니다.

 

 

지금은 예전과는 다르게 시간이 갈수록 더 빠르고 더 편해져 가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더운 여름이라도 버스에는 언제나 에어컨이 켜져 있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버스를 탈 수 있는 세상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버스의 에어컨이 켜지지 않거나
출발 시간이 조금만 지체돼도 허허 웃으며
이해해 주는 사람들이 적은 세상으로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조금 불편해도 가끔은 사람들 간의
정으로 움직이는 무언가가 그리울 때가 더 많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보이거나 만져지지 않습니다
단지 가슴으로만 느낄 수 있습니다

 

 

포스팅을 하면서 어린시절을 떠올리면소 혼자서 입가에 미소를 지어봅니다

제가 태어난곳은 경기고 포천군 일동면 기산1리 359번지 입니다

 

면소재지 까지는 산을 넘고 물을 건너야 하는 시골동네였습니다

부지런히 걸으면 1시간 남짖 학교에 도착할수 있는 것리입니다

여름철 장마에 물난리가 나면 다리가 떠내려갈까봐 일찍 귀가를 시켜주셨습니다

물난리로 다리가 떠내려가면 옷을벗고 가방과 옷을 머리에 이고 물을 건너야 했었죠,,ㅎ

 

많이들 아시는 이동갈비로 유면한 이동면은 6,25전에는 이북땅이었습니다,,,

산정호수에는 김일성별장이 있었고요,,

일동과 이동 사이에는 38교 라는 다리가 있습니다

38선 아시죠,,,지금은 휴전선이지만 그때는 북위38도 위는 이북,밑으로는 이남 ,,ㅎ

 

고등학교 다니던 1975년도까지  도로포장이 안되었었는데,,

군사 지역이라 가끔가다가 군대에서 도로를 잘 밀어서 평평하게 만들어주었죠,,ㅎ

 

예전 어른들은 그길을 신작로 라고 불렀습니다

새로 닦은 길이라는 말인데,,,, 

 

오늘아침은 모처럼 어린시절 추억에 빠져보았습니다 ㅎ

오늘도 많이 웃으시고 행복한날 되세요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느 정년 퇴임한 교사의 회상  (0) 2020.05.13
살면서 쉬웠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0) 2020.05.10
반드시 밀물때는 온다  (0) 2020.05.04
좋은 이웃  (0) 2020.05.03
내리사랑  (0) 2020.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