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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레의 시민

나찬양 2020. 6. 2. 10:23

칼레의 시민

 

프랑스 북부 도시 칼레는 1347년 백년전쟁 당시 영국군에 포위되었습니다.
1년 가까이 영국의 공격에 저항했지만 더 이상 먹을 것도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서
결국 백기를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승리를 거두자, 영국 왕 에드워드 3세는 말했다.
"칼레의 시민들을 하나도 남김없이 죽이겠다!"
칼레 시는 영국 왕에게 사절을 보내 여러 번에 걸쳐 살려달라고 간청을 했습니다.

"좋다. 그러면 시민들의 목숨은 보장 하마.
그러기 위해서는 그동안 영국군을 애먹인 대가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영국 왕은 시민 대표 6명을 뽑아 보내면 그들을 시민 전체를 대신하여 처형하겠으며,
대신 다른 시민들은 살려주겠다며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시민들은 기뻐할 수도 슬퍼할 수도 없었습니다. 6명이 그들을 대신해 죽어야 한다니..
누군가는 나서야 했지만, 아무도 목숨을 버리려 들지 않았습니다.

그때 칼레에서 가장 부자였던 위스타슈 생 피에르가 죽음을 자처했습니다.
"칼레의 시민들이여, 나오라. 용기를 가지고."

그러자 시장도 나섰습니다. 상인도 나섰고, 그의 아들도 나섰습니다.
죽음을 자처한 사람이 모두 일곱 명이 되었습니다.
죽음에서 한 사람은 빠져도 되었지요.
제비를 뽑자는 말도 있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생 피에르는 다음과 같이 제의했습니다.
"내일 아침 장터에 제일 늦게 나오는 사람을 빼는 건 어떻습니까?"

모두 이 말에 동의했습니다. 그리고 이튿날 이른 아침 여섯 명이 모였습니다.
그러나 생 피에르가 오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그가 궁금했습니다.
모두 안 나와도 그는 나올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이미 죽어 있었습니다.
죽음을 자원한 사람들의 용기가 약해지지 않도록
칼레의 명예를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것입니다.

 

생 피에르의 아버지가 나타났다. 아들은 먼저 죽음을 선택했다며,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을 전했다.

"걸어 나가라, 빛 속으로"

 

 

이들이 처형되려던 마지막 순간, 영국 왕 에드워드 3세는 왕비의 간청을 듣고
그 용감한 시민 6명을 살려주었습니다.
목숨을 건 용기가 적의 수장까지 감복시킨 것입니다.

그로부터 550년이 지난 1895년 칼레 시는 이들의 용기와 헌신을 기리기 위해
프랑스의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에게 의뢰했는데 이 작품이 <칼레의 시민>입니다.

 

칼레의 시민 : [The Burghers of Calais]
원어명 : Les Bourgeois de Calais
작가 : 오귀스트 로댕
종류 : 청동
크기 : 높이 209.55㎝
소장 : 워싱턴 허시흔미술관 조각정원

 

 

1884년 칼레시는 이들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한 기념상 제작을 로댕에게 의뢰하였습니다
그러나 로댕이 완성한 조각은 사람들이 기대한 것과 같은 애국적 영웅의 늠름한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여기에 표현된 6인의 인물은 칼레시에 대한 헌신적 정신과 죽음에 대한 공포와의 딜레마에 고민하고

각자가 각각 자기와의 싸움에 다른 것을 돌아볼 여유가 없어, 한 사람 한 사람 고립되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초인적인 영웅이라기보다는 극히 인간적인 모습이 거기에 있다.
로댕은 이러한 인간의 모습을 표현하려고 각 인물상에 각각 다른 자세를 취하게 하여

심리적으로 각 인물을 일체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6인의 군상(群像)은 전체적인 통일 가운데 정(靜)과 동(動)의 요소가 교묘하게 교차되어

각 개인의 표현이 평등하게 중요시되고 있습니다

이 기념상은 당초 칼레 시청에 설치될 예정이었으나,

시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해 바닷가 한적한 곳에 세워진 채 온갖 비난을 받았습니다
당시의 칼레 시민들은 로댕의 사실주의적·상징주의적 제작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 것입니다

 

 

역사는 이렇게 용감하고 정의로운 소수의 영웅으로 인해 순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숱한 위험 속에서도 오늘의 우리가 있기까지 희생한 영웅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합니다.

 

세계적인 펜데믹 상황속에서 우리나라 질병본부 정은경 본부장과 그 직원들,,

현장에서 코로나와 싸우는 의료진 이분들이 이시대의 영웅입니다,,

 



가장 귀중한 사랑의 가치는 희생과 헌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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