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야기

역사는 밥이다

나찬양 2020. 7. 26. 09:05

역사는 밥이다

 

평생 허공에 뜬 황망한 삶이
함부로 먹은 밥, 씹지 않고 넘긴 밥,
뒤통수 맞으며 먹은 밥, 물 말아먹은 쉰밥,
억지로 한 밥, 건성으로 한 밥, 분노로 한 밥,
'지겨워, 지겨워' 하며 한 밥, 울면서 한 밥,
타인의 수고로 먹은 밥, 돈으로 한 밥,
돈 주고 먹은 싸구려 밥...

 



밥들의 역사였다는 것이 오늘 아침 한 그릇 밥에 말갛게 드러나네.
스스로를 위해 정성 들여 지은 따뜻한 밥 한 그릇이
몽글몽글 피워내는 밥에 담긴 가르침.
오십 평생 이 단순한 밥이 없었네.
그게 무슨 삶이라고!

- 김혜련, 밥하는 시간 중에서 -

 



삶은 사실 밥의 역사입니다.
어떤 밥을 먹었는지, 어떤 상황에서 먹었는지,
어떤 방법으로 먹었는지, 어떤 기분으로 먹었는지,
어떤 자세로 먹었는지...
내 밥의 역사는 내 삶의 역사입니다.

밥은 매일 먹지만 돌이켜보면 똑같은 밥은 없습니다.
잘 먹은 밥은 기억에 남지만,
잘 먹지 못한 밥은 가슴에 남습니다.
그래서 눈물로 먹은 밥은 절대 잊혀지지 않습니다.

 

 



대충 살기 위해 먹은 밥은 미완성의 밥입니다.
문제는 미완의 밥을 바탕으로 한 삶 자체가 미완이 된다는 데 있습니다.

그러면 미완을 완성으로 돌리는 방법은 없을까요?
지금부터 완성으로 향하면 됩니다.
오늘부터 지금부터, 여기부터, 내 삶이 밥의 역사였음을 알면 됩니다.
그러니까 밥을 잘 먹으면 됩니다.

가장 일상적이고 평범한 일부터 정성껏, 감사히 실천하면 삶이 바뀝니다.
그러니 오늘부터 쌀을 씻고, 앉히는 일련의 '밥하는 시간'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해보세요.

갓 퍼 놓은 밥 한 그릇이 더운 김을 '몽글몽글' 피워 내면서
여러분에게 말을 걸 것입니다.
밥 먹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게 무어냐고.

 

 

 

여러분에게 밥은 어떤 의미인가요?
매일 반복해서 밥을 하고, 밥을 먹는 시간을
여러분은 어떤 마음과 자세로 보내고 계시는가요?

 

지혜로운 이가 하는 일은 쌀로 밥을 짓는 것과 같고,
어리석은 자가 하는 일은 모래로 밥을 짓는 것과 같다.
- 원효 스님 –

 

오늘도 많이 웃으시고 행복한 하루 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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