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가 납작하게 엎드린 것은 살아 남고 싶다는 뜻이다 게는 이 세상이 질척질척해서 진흙 뻘에 산다 진흙 뻘이 늘 부드러워서 게는 등껍질이 딱딱하다 그게 붉은 투구처럼 보이는 것은 이 세상이 바로 싸움터이기 때문이다 뒤로 물러설 줄 모르고 게가 납작하게 엎드린 것은 살아 남고 싶다는 뜻이다 끝끝내 그래도 붙잡히면? 까짓것, 집게발 하나쯤 몸에서 떼어주고 가는 것이다. 언젠가는 새살이 상처 위에 자신도 모르게 몽개몽개 돋아날 테니까 -안도현 하루하루 살아간다기보다 버텨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전쟁터같은 세상에서 뜯기고, 다치고, 때로는 상처 받으며 지켜온 모든 것들. 오늘 하루도 잘 버텨낸 당신, 언젠가는 돋아 오를 새살을 생각하며 대견한 나 자신을 한번 토닥여주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