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젠가를 추억할 때 온몸으로 그것을 기억합니다. 그날의 냄새와 피부에 닿는 공기, 눈을 돌릴 때마다 내 시야에 담기는 풍경, 그 다채로운 색감과 표정들. 몸에 힘을 빼고 느긋해도 좋을 시간은 언제 떠올려도 참 좋은 추억으로 남게 되죠. 몇 년 전, 남쪽으로 떠났던 짧은 여행은 좋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였습니다. 내면의 따듯함과 다정한 말로 사람을 대하는 그들과 꼭 닮은 방향으로 제 마음은 신나게 달렸습니다.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산은 점점 낮아졌고, 이미 한여름을 맞은 듯 후끈한 날씨였습니다. 그들은 귀촌을 하기 위해 산청으로 내려왔고 우리는 작은 나무와 꽃이 심긴 작은 마당에서 소박한 만남을 기뻐하며 하늘에 가득했던 별을 한참 올려다보았습니다. 다음 날, 조금은 익숙해진 마당 풍경에 길고양이 ..